[지오의 생각] 법정이 소리치는 순간 — 브라질 대법원에서 벌어진 일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심리가 수백만 가구에 생중계로 송출된 화요일, 두 사람의 판사가 서로를 향해 소리쳤다. 알렉샨드르 지 모라에스는 맞은편 안드레 멘돈사에게 "당신은 이 나라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정치 집단의 하인이다"라고 몰아붙였고, 질마르 멘데스가 끼어 "손가락질하지 마라, 장관! 존중을 보여라"고 꾸짖자 멘되스는 "존중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받아내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해 그동안 수많은 강연과 보고서가 쓰였지만, 이 장면만큼 생생하게 그 위기의 본질을 보여준 것은 드물다. 법원은 침묵 속에서 법을 말하는 곳인데, 브라질 최고법원은 그 자체가 선거 유세장이 되어버렸다. 겉으로 보기엔 두 판사 사이의 개인적 앙금 같은 이야기다. 모라에스는 2017년 우파 정권 시절 임명된 지주(持株)이지만, 2022년 선거에서 진 뒤 쿠데타를 모의한 것으로 기소된 전 대통령 자이르 볼소나로를 재판에서 유죄로 몰아세우며 좌파 진영의 상징이 됐다. 반대편 멘돈사는 볼소나로 정권이 임명한 유일한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 판사로, 진보 진영에서는 실각한 전 대통령의 앞잡이로 본다. 그런데 이번에 불거진 겉핥기식 사건의 핵심은 따로 있다. 파산한 마스테르 은행을 둘러싼 수사다. 멘돈사가 자신을 수사하던 브라질 연방경찰 수뇌부의 직무를 정지시키자, 모라에스가 '직권 남용'이라며 멘돈사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고, 멘돈사는 그 메시지 기록을 공개하는 맞대응을 택했다. 대법원장 에드송 파신이 두 판사의 결정을 모두 '효력 정지'시키며 급한 불을 껐지만, 판사들이 서로를 법으로 공격하고 법으로 방어하는 이 구도는 이미 대법원의 권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여기서 일반인의 시선이 놓치기 쉬운 지점이 있다. 이 싸움의 진짜 광고판은 생중계된 법정이 아니라,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10월 4일 대통령 선거일 것이다. 여론조사(Datarfolha)상 룰라 현 대통령은 46%, 극우 플라비오...

2026년 09월 16일 해외 뉴스 요약

1. 에드 시런 미국 투어, 매클모어 하차 후 오프닝 공연팀 전원 이탈 원문 제목: All support acts on Ed Sheeran's US tour quit after Macklemore dropped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피네아스와 루카스 그레이함을 포함한 에드 시런의 미국 투어 모든 지원 공연자들이 항의의 뜻으로 전격 하차했습니다. 이번 집단 이탈은 이번 달 초 뉴저지 공연에서 친팔레스타인 발언을 한 래퍼 매클모어를 공연 기획사가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에드 시런은 매클모어의 퇴출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다른 아티스트들은 억압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것에 반대하며 투어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2. 카니 "미국 무역 갈등 속 EU와 '독자적 안보·경제 동맹' 추진 원문 제목: Carney says Canada will pursue ‘unique security and economic alliance’ with EU amid US trade spat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화요일 열린 제1회 캐나다 투자 서밋에서 유럽과의 독자적인 안보 및 경제 동맹 추진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 이후 무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캐나다를 외국 자본의 안전한 피난처로 구축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주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해 유럽 지도자들과 면담하고 유럽 의회 연설을 통해 협력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이번 전략적 전환은 불안정한 세계 경제 질서 속에서 캐나다의 주권을 보호하고 국제 파트너십을 다변화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3. 나토 전투기, 리투아니아 상공서 러시아 추정 드론 격추 원문 제목: NATO jet shoots down suspected Russian drone over Lithuania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지오의 시장 읽기] 2026년 09월 16일 — AI 거품론과 호르무즈 해협 위기, 스태그플레이션 공포가 부른 시장 충격

AI 거품론의 현실화와 '딥시크(DeepSeek)'라는 새로운 변수 최근 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AI(인공지능)입니다. 그동안은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계속 올랐지만, 이제 시장은 "그래서 실제로 돈은 언제, 얼마나 버는데?"라는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최근 24시간 동안 전해진 뉴스들은 단순한 조정(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넘어, AI 산업의 밸류에이션(주식의 가치가 적절하게 평가되었는지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에서 등장한 '딥시크'와 같은 새로운 AI 돌파구입니다. 그동안 AI 시장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독점해왔는데, 중국에서 효율성이 극대화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면서 미국 칩 기업들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AI 리더들이 스스로 "산업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언급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피크 아웃(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현상)'의 강력한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와 '나이트메어 시나리오'의 가시화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심상치 않습니다. 단순히 유가가 오르는 수준을 넘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프라인 공격으로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돌파했고, 이는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나이트메어 시나리오(최악의 악몽 같은 상황)'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유가 상승 그 자체가 아니라, 이것이 불러올 '스태그플레이션 라이트(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현상의 약한 버전)'입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육박하고 달러 인덱스(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가 ...

[지오의 생각] 옷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의상이 예술이 될 때 — 밥 매키를 기리며

오스카 시상식 무대에서 여배우가 머리에 깃털 모호크를 쓰고 배를 드러낸 채 나타났을 때, 회장은 술렁였다. 1986년, 셰어(Cher)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레드카펫을 걸었다. 그 의상을 만든 사람이 바로 밥 매키(Bob Mackie)다. 그는 지난 9월 14일, 87세로 세상을 떠났다. '시퀸의 술탄'이라 불렸던 그는 셰어, 티나 터너, 돌리 파튼, 엘튼 존 등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들의 몸을 감췄다. 토니상 하나, 에미상 아홉 개, 오스카 후보 세 번. 수치로만 보면 화려했던 경력의 옆면이다. 하지만 그가 진짜로 남긴 것은 숫자보다 훨씬 큰 것, 즉 '무대 의상'이라는 장르를 단순한 장식에서 예술의 자리로 끌어올린 일이다. 그런데 그 1986년의 모호크 의상을 둘러싼 이야기는, 우리가 유행과 패션을 대하는 태도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흔히 이 룩은 '복수의 드레스'로 회자된다. 매키와 2024년 다큐멘터리에서 셰어는 직접 말했다. '마스크'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를 거라 모두가 확신했지만, 그해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 그래서 그날 밤은 일종의 복수를 위해 차려입었다고. 언론은 이 서사를 좋아한다. 무시당한 여배우가 화려한 옷으로 응징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이 의상은 '가장 대담했던 레드카펫 룩'으로 영원히 각인됐다. 하지만 복수라는 프레임만으로는 매키와 셰어가 만든 일을 절반밖에 설명하지 못한다. 모호크 깃털과 드러난 배는 반항이 아니라, 서로의 재능을 알아본 두 예술가의 합작이었다. 셰어는 당시 헐리우드가 여배우에게 강요하던 '참한' 규범을 거부할 용기와 몸을 가졌고, 매키는 그것을 옷으로 표현할 상상력과 기술을 가졌다. 의상은 단지 화려함의 극치가 아니라, '나는 이 규칙에서 빠져나간다'는 선언이자, 스타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방패였다. 나는 매키가 패션계에서 가장 저평가된 천재 중 하나라고 본다. 이유는 단순하다. 그는...

2026년 09월 15일 해외 뉴스 요약

1. 전설적 의상 디자이너 밥 매키, 향년 87세로 별세 원문 제목: Legendary costume designer Bob Mackie dies aged 87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화려한 시퀸 장식의 거장으로 불리는 미국의 유명 패션 디자이너 밥 매키가 지난 월요일 향년 87세로 별세했습니다. 그는 셰어, 티나 터너, 엘튼 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위한 눈부신 의상을 제작하며 경력 전반에 걸쳐 수많은 상을 휩쓸었습니다. 특히 1986년 오스카 시상식에서 셰어가 입었던 상징적인 복수 의상을 디자인해 화려한 패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기억됩니다. 엔터테인먼트 세계에 아름다움과 충격을 선사한 그의 대담한 디자인 유산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2. AI 위력 날로 강력해져… '킬 스위치' 도입 필수" 테크 CEO, BBC에 경고 원문 제목: AI getting more powerful 'by the day' and kill switch should be required, tech boss tells BBC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AI 업계 지도자들이 잠재적 재앙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와 킬스위치 도입을 정부에 촉구하면서 월요일 글로벌 기술주가 하락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위험성을 인정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음모론이라 일축하며 새로운 규제 도입에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이러한 이견 속에서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업계 리더들과 만나 AI 안전 보장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3. 중국, AI '악성 경쟁' 주장에 반발 원문 제목: China criticises idea it is in 'malicious competition' over AI 출처: BBC World 원문...

[지오의 시장 읽기] 2026년 09월 15일 — AI 수익성 회의론과 규제 리스크 본격화 — 국내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조정 가능성

AI 거품론의 실체화와 'AI 안전 가드레일'이라는 새로운 변수 최근 시장은 단순히 유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매크로(거시 경제) 충격을 넘어, 그동안 시장을 끌어올렸던 핵심 엔진인 AI(인공지능)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24시간 동안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한 주가 하락이 아니라, 'AI 지출에 대한 회의론'과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는 것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은 "돈을 이렇게나 많이 썼는데, 대체 수익은 언제 어디서 나오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AI 가드레일(안전 장치, AI가 위험한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규칙)을 마련하려는 움직임과 앤스로픽(Anthropic) 모델의 강제 중단 같은 사건들이 겹치면서, AI 산업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AI 회의론이 국내 반도체와 증시에 주는 구체적 영향 이 현상은 국내 주식 시장,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반도체 섹터에 매우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주는 'AI 열풍 → HBM(고대역폭 메모리,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 수요 폭증 → 실적 개선'이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음과 같은 새로운 리스크를 고려해야 합니다. 밸류에이션(주식이 실제 가치 대비 비싼지 싼지 판단하는 기준)의 재조정: AI 기대감으로 주가가 이미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면, 수익 모델이 불분명해지는 순간 주가는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외국인 수급의 이탈: 글로벌 빅테크(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매도세가 나오면, 이들과 밸류체인(공급망)으로 엮여 있는 한국의 반도체 주식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제 리스크: 미국 정부의 AI 규제가 강화되면 A...

[지오의 생각] 폴란드 국경 2㎞ 앞, 그 열차를 노린 드론의 '부재중 전화'

9월 13일 새벽, 우크라이나 서부 야호딘(Yahodyn) 역. 하늘에선 제트 추진 드론 한 대가 철로를 따라 미끄러지듯 날아가고 있었고, 승객 206명을 태운 키이우~바르샤바 행 여객열차의 기관차가 그 포착된 순간 폭발했습니다. 승객들은 15분 전 내려진 대피 명령 덕에 이미 플랫폼에 흩어져 있었고, 그들은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졌습니다. 드론이 떨어진 지점은 폴란드 국경에서 겨우 2㎞, 도로허스-야호딘 국경검문소에서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공격의 가장 섬뜩한 디테일은 다른 데 있습니다. 같은 시각, 같은 철로 위에서 불과 몇 분 앞서 지나간 '외교 열차'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열차에는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 스웨덴의 칼 빌트 전 총리, 그리고 유럽 각국의 안보 고문들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키이우에서 열린 Yalta European Strategy 회의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참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영 철도 우크르잘리즈니차는 드론의 원래 표적이 다름 아닌 그 외교 열차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외교 열차는 드론 위협으로 인해 일정이 수시로 바뀌는 와중에 예정보다 일찍 출발했고, 드론이 도착했을 시점에는 열차 뒤쪽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같은 역에는 전 CIA 국장 데이비드 페트라이어스가 탄 또 다른 열차도 머물고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서부 우크라이나의 철도 인프라를 타격했다"고만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유럽 안보 수장들과 전직 CIA 국장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 외교 열차가 일찍 떠나지 않았다면 드론이 정확히 그 시간에 그 열차를 겨냥했을 것이라는 철도 당국의 판단은 단순한 '군사 목표물 공격'이라는 러시아의 프레임을 설명할 수 없게 만듭니다. 영국·스웨덴·스페인·독일 매체가 모두 같은 정황을 인용해 보도했고, 그중 어느 한 매체만의 주장이 아닙니다. 다만 드론이 실제로 외교 열차를 노렸는지, 아니면 운이 아니라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