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의 생각] 경제 통합을 무기로 쓴다는 그날, 두 동맹은 5%를 두고 전쟁을 택했다
토요일 새벽, 캐나다 국민을 향한 마크 카니 총리의 한마디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들은 너무 많이 요구했고, 너무 적게 내놓았다." 무역 협상이 결렬된 지 몇 시간 만에 내려진 선언은 전쟁 선포에 가까웠다. 미국이 캐나다산 수입품 약 200억 달러(한화 약 27조 원) 어치에 5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자, 카니는 9월 8일부터 같은 규모로 맞불을 놓겠다고 밝혔다. 철강, 낙농품, 가전, 의류, 그리고 하키 용품까지.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을 사이에 두고 수십 년간 자유무역으로 번영을 쌓아온 두 나라가, 갑자기 그 국경을 관세의 장벽으로 되돌리고 있다.
사건 자체는 짧게 요약된다. 협상은 금요일 밤 무너졌고, 양측은 서로가 마지막 순간 조건을 바꿨다고 비난했다. 미국 측은 캐나다가 막판에 추가 양보를 요구해 합의를 깨뜨렸다고 주장하고, 캐나다 측은 미국이 마지막 순간에 제시한 조건들이 차량 관세 경감을 줄이고, 다른 국가들과의 통상 조약을 제한하며, 언어·문화·주권 보호조치를 약화시킨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카리는 이번 관세 부과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판단 착오'라고 불렀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건 그 다음이다. 두 나라는 모두 지난주 초반까지는 합의에 상당히 낙관적이었다. 철강·알루미늄·자동차 관세를 낮추는 걸림돌을 거의 해결한 듯 보였다. 그런데 막바지에 무너졌다. 무엇이 그렇게 급선회했을까. 카니 총리는 미국이 "경제 통합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합의에 서명이라도 남기면 나중에 "연필로 쓴" 것처럼 지워질 것이라는 불신을 드러냈다. 캐나가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인식은 더 이상 예측이 아니라 경험이 된 셈이다.
이 사건의 본질은 관세율에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신규 관세는 규모가 제한적이다. 미국 전체 수입 중 약 5%에 그치는 약 200억 달러로, 철강·알루미늄·자동차·목재에 이미 부과된 기존 관세 위에 얹혀졌다. 전문가들도 "실업 감소보다 두 동맹국 간 정치적 균열이 더 큰 파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이 싸움은 경제가 아니라 상징의 싸움이다. 그리고 그 상징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의 경제적 존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51번째 주" 운운하는 일련의 도발적 발언이 자리한다. 트럼프는 캐가 미국 없이 생존하지 못한다고도 말했다고 한 매체는 전했다.
카니 총리가 이 시점에서 협상을 걷어찬 것은 유례없는 선택이다.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서 스스로 걸어나온 첫 세계 지도자라는 것이다. 단기적 경제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트럼프의 고압적 전술을 거부하고 장기적 합의를 이끌겠다는 전략이지만, 이것은 곧 캐나다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대에 올리는 일이기도 한다. 국민에게 "경제적 아픔을 참을 만한 대가"라고 설득할 수 있을지, 이것이 카니가 본격적으로 닥칠 중대한 정치적 시험대다.
나는 이 장면에서 한 가지 아이러니를 본다. 오랫동안 자유무역의 대표적 성공담으로 불린 두 나라가, 이제 와서 서로를 '경제 통합이 무기'라고 비난하며 5%의 수입품을 두고 총력을 기울인다. 자유무역은 서로에게 이익이 될 때 유효한 계약이다. 그러나 한쪽이 그 통합을 생존 압박의 지렛대만으로 쓰기 시작하면, 동맹은 곧 속박으로 변한다. 캐나가 1월 다보스에서 "우리는 전환(traition)이 아니라 파열(rupture)을 겪고 있다"고 경고한 것은 그렇게 보면 예언이었다. 이제 그 경고는 현실로 확인됐다.
물론 양쪽 주장을 공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수십 년 동안 캐나다가 미국 시장 특혜를 누려온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자유무역의 수혜자가 아니라 공생 관계였다면, 그리고 미국이 자국 산업과 일자리를 지키려는 정당한 요구를 했다면, 이를 무조건 '도발'로만 볼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 요구의 방식이 '벌칙'과 '최후통첩'의 형태를 띤다는 점에 있다. 협상은 최종적 완결이 아니라 상호의 최악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무너져 내렸다.
지금 두 나라는 대안을 위한 판로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서로의 관세를 갈아 뽑고 있다. 앞으로 추가 협상 일정도 잡혀 있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한 국내에서는 그가 과거 대공황 때 쓰인 '대공황 관세법'까지 꺼내 든다는 보도가 나온다. 그 분수령은 이제 화폐로 표시된 관세율이 아니라, 캐나다가 정말로 미국 없이도, 그리고 미국도 캐나다의 무선관계 없이도 견더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으로 보인다.
결국 이 무역 전쟁이 남기는 질문은 '누가 더 많이 부과하느냐'가 아니라 '자유무역이라는 오랜 기사약이 끝났는지'다. 카니는 마지막까지 "어렵고 값비싼 선택이지만, 결국에는 이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을 입증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자유무역으로 번영해온 한 나라가, 이제 그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무역의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서는 모습. 그 역설적 장면이 한 동안 양국 국민들의 상투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홈런 떠나 그 장면은 우리가 오늘날 무역과 동맹의 말이 갖는 진짜 무게를 다시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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