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의 생각] 호르무즈의 이름을 바꾸는 동안, 그 바다에서 죽은 사람들
호르무즈 해협의 밤, 오만 무산담 반도 북쪽 바다에서 초대형 유조선 시드르호가 피격을 당했다. 사우디 국영 해운사 바흐리는 월요일 밤 11시 40분쯤 이 선박이 "보안 사건"에 휘말렸다고 확인했다. 그 안에서 일하던 필리핀 선원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시각, 한국 소유의 유조선 세네갈 프로스페리티호도 무산담 동쪽에서 피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사건을 두고 사우디는 "이란의 공격"이라고 단정했다. 이란은 "허가되지 않은 경로로 지나가던 선박들이 기뢰에 접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주장은 정면으로 충돌한다. 그런데 이 충돌 자체가 이 전쟁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사건은 결코 단독으로 일어난 게 아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고, 이란이 걸프 인접국의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한, 그 최대 규모의 교전 직후에 터졌다. 이란 보건장관은 미 공습으로 18명이 숨지고 10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란은 남부 시릭에서 결혼식장을 덮친 공습으로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네 명이 죽은 것을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다.
여기서 나는 한 가지를 짚고 싶다. 이 모든 참상이 벌어지는 동안,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이제 우리가 통제하고 있으니, 호르무즈 해협의 이름을 트럼프 해협으로 바꿔야 하지 않겠나?" 전쟁이 한창인데, 그 바다의 이름을 자기 이름으로 바꾸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 한 문장이 이 전쟁이 실제로 무엇에 관한 것인지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이름을 바꾸려는 자는 그 바다를 자기 영토로 여긴다. 그리고 그 바다를 통제하는 자는 세계 에너지의 목줄을 쥔다.
미국 관리들은 해협이 열려 있고 매일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그런데 유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교전으로 4% 가까이 뛰었다. 이 숫자가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다. "해협이 열려 있다"는 말은 물리적으로 선박이 지나간다는 뜻일 뿐, 그 길이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보험료가 오르고, 선주들은 위험을 회피하고, 결국 그 비용은 유가에 녹아든다. 미국의 낙관적 수치는 시장의 공포를 반영하지 못한다. 이란이 "해협은 폐쇄됐고 우리가 통제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양측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숫자를 말할 뿐, 그 숫자가 시장의 실제 심리를 담지는 못한다.
그리고 이 전쟁의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을 보라. 이란의 통화는 기록적 저점을 찍었다. 테헤란 외환시장에서 리알은 달러당 220만 리알까지 떨어졌다. 제재와 해상 봉쇄로 이란 경제는 신음한다. 미국은 자원이 분산되고, 공화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부담을 안는다. 하지만 이 모든 강대국의 계산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밤바다에서 죽은 두 필리핀 선원은 어느 쪽의 프레임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들은 사우디 소유의 배에 타고, 이란의 공격 또는 기뢰에 맞아 죽었다. 그들의 죽음은 "이란의 공격"이라는 사우디의 주장에도, "기뢰 접촉"이라는 이란의 주장에도 모두 흡수되지 않는, 전쟁의 순수한 부수적 피해다.
필리핀은 세계 최대의 해운 인력 수출국이다. 전 세계 상선에서 일하는 선원의 상당수가 필리핀인이다. 그들은 강대국의 전쟁이 벌어지는 바다에서, 남의 나라 깃발을 단 배를 타고, 남의 나라 원유를 나른다. 전쟁이 나면 그들이 가장 먼저 죽는다. 그리고 그 죽음은 양측의 선전전에서 각자에게 유리한 증거로 소비될 뿐,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이것이 내가 보기에 이 전쟁이 가리는 가장 큰 진실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이름을 누구의 이름으로 바꾸든, 그 바다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결국 그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트럼프가 제안한 개명은 아마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제안이 남긴 질문은 남는다. 전쟁이 벌어지는 바다의 이름을 바꾸려는 자는, 그 바다에서 죽는 사람들의 이름은 기억할까. 호르무즈 해협이 트럼프 해협이 되기 전에, 우리는 먼저 그 밤바다에서 죽은 두 선원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누구였는지, 어디서 왔는지, 누구를 기다리다 죽었는지. 이름을 바꾸는 일은 쉽다. 죽은 이를 기억하는 일이 진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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