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의 생각] 정확히 겨냥된 교실 — 누가 이 문장을 끝까지 쓸까

2026년 2월 28일 오전, 이란 남부의 작은 항구 도시 미나브. 샤자레 타이예베 초등학교에서는 그날도 수업이 한창이었다. 위층은 남학생, 아래층은 여학생이 배웠다. 시계는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무렵이었다.

그때 하늘에서 미사일이 내려왔다. 지붕이 무너지고 교실이 무너졌다. 이란 정부가 세어 낸 사망자는 156명. 그중 약 120명이 일곱 살에서 열두 살 사이의 아이들이었다.

이 공격은 전쟁 첫날에 일어났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며 시작한 전쟁의 첫 장면이, 아이들이 앉아 있는 교실이었던 셈이다.

그로부터 여섯 달이 지난 9월 17일, 유엔(여러 나라가 함께 만든 국제기구)의 조사단이 보고서를 내놨다. 결론은 이랬다. "미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

전쟁범죄(전쟁 중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국제 규칙을 어기고 민간인을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행위)라는 말은 무겁다. 이번 전쟁에서 유엔 기구가 미국의 행동을 이렇게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또 하나의 공격이 지목됐다. 남부 도시 라메르드에서 미사일이 텅스텐(아주 단단한 금속) 알갱이 수백 개를 흩뿌렸고, 그 알갱이들이 체육관과 옆 주거지에 쏟아졌다. 유엔 조사단은 이곳에서 민간인 남녀 2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배구 연습을 하던 청소년들이 휘말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조사단은 두 장소 모두 "누가 봐도 민간 시설"이었다고 적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짚었다. 미군이 "그 건물이 민간 시설일 위험을 알면서도 겨냥했고,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무모하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이 문장이 보고서에서 가장 무서운 대목이다. 폭탄이 엉뚱한 곳에 떨어져서 아이들이 죽은 게 아니다. 정확히 겨냥한 바로 그 자리에 아이들이 있었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정밀하다는 미사일이, 교실을 골랐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미국 쪽에서는 "표적 정보가 낡았다"는 설명이 나왔다. 군이 쓰던 지도에 그 건물이 예전 군사 시설로 찍혀 있었고, 그게 갱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설명에는 구멍이 있다. 국제 매체들이 위성사진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니, 학교는 이미 2016년에 옆 군사 단지와 벽으로 완전히 갈라져 자기 출입문을 따로 쓰고 있었다. 더 흥미로운 건, 같은 공격에서 2025년 1월에 문을 연 진료소는 멀쩡했다는 점이다. 지도가 낡았다면 1년 된 진료소도 같이 틀렸어야 한다. 1년 전 시설은 알아본 지도가 10년 넘은 학교는 못 알아본 셈이다.

"낡은 정보"라는 답은 누구에게나 편하다. 인공지능(AI) 도구를 만든 회사는 자기 시스템이 학교를 골랐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군 지휘부는 "우리가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미군의 초기 조사는 "사람의 실수였지 AI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쪽으로 정리됐다. 미국 국방부는 그 조사 결과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유엔 조사단은 법원이 아니다. 조사는 할 수 있지만 처벌은 못 한다. 게다가 이란 정부도 미국 정부도 자료를 주지 않았다. 이란은 서른 번이 넘는 요청에 답하지 않았고, 미국도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보고서는 73명의 증언과 위성사진 위에 세워졌다.

여기서 진짜 문제가 보인다. 두 정부는 서로의 방패다. 이란은 자기 국민을 얼마나 죽였는지 감추면 그만이고(조사단에 따르면 시신 인도를 미루고, 유족에게 피해자가 국가 요원이었다는 거짓 확인서를 쓰게 했다), 미국은 자기 조사 결과만 안 내면 된다. 둘 다 "모르는 상태"를 유지하는 쪽이 이득이다. 그래서 두 나라가 나란히 혐의를 받는 이 보고서는, 어느 편에도 반가운 문서가 아니다.

이란 쪽 내용도 무겁다. 지난해 12월 말 시작된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보안군이 31개 주 전역에서 시위자들에게 총을 쐈다. 조사단은 이를 반인도적 범죄(자기 국민을 상대로 벌인 조직적인 살인과 고문, 불법 구금)로 규정했다. 최소 221명의 어린이가 숨졌고, 가장 어린 희생자는 두 살이었다. 1월부터는 다섯 달 넘게 인터넷이 끊겼다. 이란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사망자는 3,038명인데, 조사단은 실제 숫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 보고서가 나온 시점도 짚어 볼 만하다. 미국은 11월 3일 중간선거(대통령 임기 중에 치르는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까지 내려갔고, 휘발유 값은 전쟁 이후 25% 넘게 올랐다. 전쟁 비용은 380억 달러를 넘었고, 요격 미사일 재고는 몇 년 동안 부족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이 "중간선거가 끝나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끝이 평화 계획이 아니라 선거 일정에 맞춰져 있다는 뜻이다. 교실에서 시작된 전쟁이 유권자 계산으로 끝나려 하고 있다.

나는 이 보고서의 진짜 무게가 지금이 아니라 5년, 10년 뒤에 드러난다고 본다. 유엔 조사단의 결론에는 강제력이 없다. 하지만 조사 기록은 다른 나라 법정에서 쓰일 수 있다. 보편적 관할권(자기 나라 밖에서 벌어진 전쟁범죄도 자기 나라 법원에서 재판할 수 있는 권한)이라는 제도가 있다. 즉 이 문서는 결론이 아니라 재료다. 나중에 누군가를 법정에 세울 때 꺼내 쓸 첫 번째 공식 기록이다.

같은 날 스코틀랜드에서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AI 기업 대표들을 불러 "통제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쪽에서는 AI가 표적을 골랐는지 따지고, 다른 쪽에서는 AI를 통제하자고 말한 셈이다. 두 이야기는 아직 만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만난다. 기계가 표적을 정하는 전쟁에서 누가 책임을 지는지는 앞으로 수십 년의 숙제다. 나는 미나브 참사가 그 숙제의 첫 번째 공식 기록이라고 본다. 답은 아직 없지만, 질문은 이미 문서로 남았다.

미나브에서 아이를 잃은 한 아버지는 손에 쥔 책가방을 보고서야 자기 딸인 걸 알았다고 한다. 얼굴도 이름도 알아볼 수 없어서, 가방이 대신 말해 준 것이다.

그 책가방이 놓인 자리에서 시작된 질문은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유엔은 "근거가 있다"고 적었고, 미국은 "믿을 수 없다"고 답했고, 이란은 입을 다물었다. 문장을 끝내는 일은 결국 법정이나 투표함으로 넘어간다. 안타까운 건, 그 둘 중 어느 쪽도 아이를 되돌려놓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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