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라벨이 콩고민주공화국인 게시물 표시

[지오의 생각] 검역문은 왜 늘 샌다 — 케냐의 '첫 에볼라 사망'이 알려준 것

지난 10월 3일, 한 남자가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에서 비행기를 탔다. 목적지는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그는 아프리카 한가운데에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7년을 살았다. 그 나라는 지금 에볼라가 가장 크게 번지는 곳이다. 남자는 한 달 전부터 몸이 아팠고, 콩고의 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그런데도 그는 비행기를 탔고, 나이로비 공항에 내렸다. 공항에는 검역대가 있었다. 검역은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 병을 가져오는지 살피는 일이다. 남자는 그 문을 그냥 통과했다. 공항에 도착한 뒤 친척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병원은 곧바로 그를 다른 사람과 떼어놓았다. 그리고 며칠 뒤, 그는 숨졌다. 케냐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에볼라 사망자였다. 사람들이 놀라는 지점은 하나다. "어떻게 검역을 통과할 수 있지?" 그런데 이 질문은 조금만 따져보면 방향이 잘못됐다. 그가 검역을 통과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에볼라는 몸에 들어온 뒤 곧바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9일쯤 걸린다. 이 기간을 잠복기라고 부른다. 바이러스는 몸속에서 조용히 늘어나지만,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공항 검역이 하는 일은 체온을 재고, 눈으로 증상을 살피는 것이다. 아직 증상이 없는 사람은 이 방식으로 걸러지지 않는다. 감춘 게 아니라, 애초에 보이지 않는다. 이건 짐작이 아니다. 실제 연구 결과도 같다.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크게 돌았을 때, 의학자들은 공항 검역이 몇 명을 잡을 수 있는지 계산했다. 그 결과, 출국 검역은 감염자의 약 36퍼센트만 잡을 수 있었다. 도착지에서 한 번 더 검사해도, 12시간짜리 비행기에서는 3퍼센트 남짓만 더 잡히는 수준이었다. 미국 정부의 질병 담당 기관이 실제로 해본 기록도 있다. 2014년 미국 공항에서 1,993명을 검사했는데, 그중 7명이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갔지만 에볼라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 호주 시드니 공항에서는 신종플루 때 62만 명을 검사해 찾아낸 환자가 3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