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의 생각] 뚫린 해협, 안 내려간 값
10월 25일 카타르 도하에서 유엔 산하 무역 개발 기구인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가 세계투자포럼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 짐바브웨와 우간다의 장관이 나와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동 전쟁 때문에 연료와 비료(농작물에 영양을 주는 거름) 값이 올라 농사를 망칠 판이라는 것입니다. 발단은 지난 2월 말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했고,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막았습니다. 이 좁은 바닷길로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차갑게 식혀 액체로 만든 가스)의 5분의 1, 비료 원료의 3분의 1이 지나갔습니다. 길이 끊기자 질소 비료인 우레아 값이 몇 주 만에 두 배로 뛰었습니다. 4월에는 톤당 850달러를 넘어 4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비료를 살 수 없게 된 나라들이 사용량을 줄이기 시작했고, 기사는 그 결과가 내년 수확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합니다. 그런데 기사가 한 문장으로 넘긴 대목이 있습니다. 그 값은 이미 내려왔습니다. 6월 중순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로 해협이 다시 열렸고, 세계 시장의 우레아 값은 전쟁 전보다도 낮아졌습니다. 그런데 우간다와 르완다, 말라위, 모잠비크에서 농가가 치르는 비료 값은 여전히 사상 최고입니다. 같은 비료인데 세계 시장 값과 아프리카 농가 값이 갈라졌습니다. 내가 보는 핵심은 바로 이 틈입니다. 아프리카 비료의 약 80%는 배로 들어옵니다. 값은 달러로 매깁니다. 전쟁이 터진 뒤 아프리카 통화 대부분이 달러에 대해 값이 떨어졌습니다. 세계 시장 가격이 제자리여도 자국 돈으로 바꾸면 더 비싸집니다. 값이 안 내려간 게 아니라, 내려간 값이 농가 문 앞까지 오지 못한 것입니다. 비료를 만드는 원료인 가스 값도 여전히 비쌉니다. 원가가 전쟁 전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니, 배가 다시 다닌다고 값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짚고 싶은 건 이 대목입니다. 장관들이 두드린 문은 이미 열려 있었습니다. 그들은 호르무즈가 하루빨리 풀려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 문은 넉 달 전에 열렸습니다. 지금 값을 밀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