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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오의 생각] 5천 미터에서 사람을 살린 건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2026년 9월 30일 새벽,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떠난 비행기 한 대가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플라이두바이 항공 FZ1073편입니다. 승객과 승무원을 합쳐 174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출발한 지 두 시간 반쯤 지났을 때 조종실에서 사고가 났습니다. 부기장이 기장을 흉기로 찔렀습니다. 부기장은 오만 국적 남성이었고, 기장은 인도 출신 스미트 마차르였습니다. 비행기는 30초도 되지 않는 사이에 1만 미터 높이에서 5천 미터까지 곤두박질쳤습니다. 고도(하늘에서 땅까지의 높이)가 순식간에 산 두 개 높이만큼 내려간 셈입니다. 비행기가 롤러코스터처럼 떨어졌다고 말한 승객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남은 방식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그들을 살린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져 있던 마차르 기장이 마지막 힘을 짜내 조종실 문을 열었습니다. 그 틈으로 이스라엘 남성 승객 몇 명이 뛰어들었습니다. 한 명은 조종간을 잡아 뒤로 당겼고, 다른 이들은 부기장을 맨손으로 제압했습니다. 손이 거의 잘릴 뻔한 기장은 의사였던 승객이 응급처치했습니다. 마침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플라이두바이 소속 조종사 두 명이 조종을 이어받아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 공항에 무사히 내렸습니다. 174명 전원이 살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구조극입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입니다. 정치가 끼어들면서 이야기가 두 갈래로 갈라졌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사건이 터진 지 몇 시간 만에 이것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 시도”라고 규정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부기장이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받았다”, 제압된 뒤에는 “날 죽여라”라고 외쳤다고 했습니다. 카츠 국방장관도 테러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이것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의 관계 정상화 협정, 즉 아브라함 협정을 노린 공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테러라고 단정할 근거로 제시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이스라엘 방송은 동료 조종사들의 말을 인용해, 그가 “하루 종일 기도했고 여성...

2026년 10월 03일 해외 뉴스 요약

1. 라틴아메리카 "미국보다 중국이 세계적으로 더 긍정적 영향력" 설문 원문 제목: Latin America sees China as more positive global influence than US: Poll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지난 금요일 발표된 라티노바로메트로의 최신 설문조사에 따르면, 라틴아메리카 17개국에서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미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약 65%가 중국의 영향력을 지지한 반면, 미국에 대한 지지율은 57%로 하락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른바 '돈로 독트린'을 통해 해당 지역에서 더욱 공격적인 군사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현재 코스타리카와 도미니카 공화국만이 여전히 중국보다 미국의 영향력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2. 룰라 브라질 대통령 "볼소나로 아들의 파시즘 부활, 나만이 막을 수 있다 원문 제목: Brazil’s Lula says only he can stop rise of fascism under Bolsonaro’s son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리우 거리에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행진에서 자신이 극우 파시스트들의 권력 재탈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적임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국가를 야만적인 상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4선 도전 의사를 밝혔으며, 외세가 브라질의 내부 정치 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3. 미 해안경비대, 쿠바행 연료 운반선 나포 원문 제목: US Coast Guard says it intercepted ship carrying fuel to Cuba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

[지오의 생각] 100만 달러가 노린 것은 선거가 아니라 법원이었다

선거를 이틀 앞둔 브라질에서 검찰총장이 형사 고발장을 냈다. 이 사건을 촉발한 건 1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4억 원이었다. 미국 연방 정부 예산 전체와 견주면 티끌 같은 액수다. 그런데 그 돈이 어디로 가려 했는지가 문제였다. 미국 국무부에는 '인권민주주의기금(HRDF)'이 있다. 미국 의회가 "권위주의 나라에서 인권을 지키는 사람들을 돕는 데 쓰라"며 정해준 돈이다. 올해는 약 2억 500만 달러가 배정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돈 가운데 1억 75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전혀 다른 곳으로 돌리려 했다. 그 목록에는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단체를 돕는 4000만 달러, 남아프리카 백인(아프리칸너)의 권리를 주장하는 단체 지원, 그리고 '브라질의 사법 무력화와 검열에 맞선다'는 이름의 100만 달러가 들어 있었다. 이 돈은 정부의 회계연도가 끝나기 몇 시간 전에 급하게 확정됐다. 감시할 시간을 주지 않은 셈이다. 왜 하필 브라질 대법원이었을까. 지난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진 뒤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혐의로 27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재판을 이끈 사람이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재판을 '마녀사냥'이라 불렀고, 브라질에 다른 나라보다 훨씬 무거운 관세를 매겼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놓치는 지점이 있다. 미국이 노린 것은 이번 선거 자체가 아니다. 법원이다. 선거는 이겨도 다음에 질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은 한 번 '정치 도구'라는 낙인이 찍히면 회복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100만 달러는 선거 광고에 쓰이는 돈이 아니다. '로페이'를 겨냥한 돈이다. 로페이는 법(law)과 전쟁(warfare)을 합친 말로, 법을 무기처럼 써서 정적을 누른다는 뜻이다. 요컨대 "이 법원은 정치 재판을 한다"는 인식을 퍼뜨리는 데 쓰이는 돈이다. 그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 어떻게 될까...

2026년 10월 02일 해외 뉴스 요약

1. 치사량 주사 두 번 견뎌낸 크리스타 파이크, 현재 위독 상태 원문 제목: Christa Pike in critical condition after surviving two lethal injections, lawyer says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테네시주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가 지난 수요일 두 차례의 독극물 주입 사형 집행에서 살아남아 현재 병원에서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이크는 지난 1996년 콜린 슬레머를 고문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테네시 주지사는 이번 사형 집행 실패 이후 올해 남은 기간의 모든 사형 집행을 중단시켰으며, 파이크 측 변호인단은 현재 감형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2. 트럼프 AI 리브랜딩에 슬로베니아 도메인 수요 '폭증 원문 제목: Trump's AI rebrand causes 'unprecedented' demand for Slovenian website names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 유엔 연설에서 인공지능(AI)을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명칭 변경할 것을 제안하면서 슬로베니아 국가 도메인인 '.si' 등록 건수가 2,100% 이상 급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인공적'이라는 표현이 기술을 가짜처럼 들리게 한다며 명칭 변경을 주장했으며, 초지능의 약자가 슬로베니아 도메인과 동일해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도메인 등록 기관인 Register.si에 따르면, 관련 등록 건수는 지난 8월 2,000건 미만에서 9월 4만 4,000건으로 폭증했습니다. 3. 가리 카스파로프 "미국으로부터 생명 위협 경고 받았다 원문 제목: Russian dissident Garry Kasparov says US warned him of da...

[지오의 생각] 70년 산 집에서 들것에 실려 나온 할머니, 그 문이 열어버린 것

2026년 9월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아파트 문이 부서졌다. 경찰이 안으로 들어왔고, 87살 마리카르멘 아바스칼 할머니는 들것에 실려 나왔다. 그 집의 계약서에 할머니 아버지가 이름을 쓴 것은 1956년이었다. 70년을 산 집이다. 사연은 이렇다. 그 집에는 '임대료 상한'이 걸려 있었다. 정부가 집세를 마음대로 못 올리게 막아둔 계약이다. 그런데 2018년, 부동산 투자회사 우르바헤스티온이 이 건물을 사들였다. 그리고 법의 허점 하나를 찾아냈다. 월세를 500유로(약 77만원)에서 2650유로(약 410만원)로 올린 것이다. 회사는 나중에 1650유로(약 255만원)로 낮췄다. 그래도 할머니에게는 안 되는 숫자였다. 할머니가 매달 받는 연금(나이가 들어 받는 생활비)은 1350유로, 약 207만원이었다. 법원이 세 번이나 퇴거를 막았지만, 네 번째에는 막지 못했다. 영상이 퍼졌다. 다음 날부터 마드리드 번화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텐트가 하나둘 올라가더니 수백 개가 됐다. 사람들은 "마리카르멘은 남는다"고 외쳤다. 가수 아나 벨렌은 시인 라파엘 알베르티의 시 '퇴거'를 사람들 앞에서 읽었다. 영화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도 광장에 나와 "이 사건은 마지막 방아쇠였다"고 말했다. 시위는 바르셀로나, 세비야, 말라가, 카디스로 번졌다. 왜 이렇게 터졌을까. 쌓여 있던 게 있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10년 사이 임차료가 80퍼센트 올랐다. 청년들은 월급의 98.7퍼센트를 집세로 내야 한다는 조사도 있다. 살 집이 75만 채 부족한데, 2028년에는 100만 채까지 벌어진다는 추산도 나온다. 마드리드에서는 하루 평균 세 번꼴로 누군가 강제로 집에서 쫓겨난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가 움직였다. 9월 29일 각료회의에서 두 개의 법령을 통과시켰다. 2030년까지 강제퇴거를 금지하고, 2028년 말 전에 끝나는 임대차 계약은 2년 더 자동으로 연장하고, 투자회사가 투기 목적으로 집을 ...

2026년 10월 01일 해외 뉴스 요약

1. 미 배우 채드 로우, 13세 딸 피오나 별세에 "가슴 찢어지는 슬픔 원문 제목: US actor Chad Lowe 'heartbroken' by death of daughter Fiona aged 13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미국 배우 채드 로우와 프로듀서인 아내 킴 페인터가 13세 딸 피오나를 떠나보낸 슬픔을 전했습니다. 부부는 매체 페이지 식스와 피플을 통해 딸이 영리하고 창의적이며 삶의 빛과 같은 존재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아울러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사생활 보호를 요청하며, 정신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자살 및 위기 상담 전화(988)에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2. 네타냐후 "동료 조종사 찌르고 이스라엘행 항공기 추락 시도한 조종사 체포 원문 제목: Netanyahu says pilot arrested after stabbing another pilot and apparently trying to crash Israel-bound plane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지난 9월 30일 두바이에서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항공편이 조종실 내 다툼으로 인해 타부크 공항으로 회항했습니다. 승무원들의 신속한 조치로 승객과 직원 모두 안전하게 보호되었습니다. 항공사는 해당 승객들의 수송을 위해 타부크 공항에 대체 항공기 두 대를 즉시 투입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다른 운항 일정의 차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남아공 대통령, 연쇄 살인 후 "남성들도 젠더 폭력 멈추기 위해 목소리 내라" 촉구 원문 제목: South African leader urges men to speak up on gender-based violence after series of killings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

[지오의 생각] 열두 구가 뉴스가 된 75일 — 같은 시간에 죽은 470명

9월 26일 토요일부터 28일 월요일 아침 사이.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 동쪽에 있는 에쿠룰레니라는 지역에서 여성 시신 세 구가 더 발견됐다. 7월 15일에 첫 시신이 나온 뒤 두 달 남짓 만에 열두 구다. 경찰은 "연쇄살인범의 소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 열두 구를 하나씩 펼쳐 보면, 이야기가 조금 이상해진다. 첫 번째는 부시시웨 말랑구, 서른일곱 살. 7월 15일 켐프턴파크에서 알몸인 채, 손목이 케이블타이(전선을 묶는 플라스틱 끈)로 묶여 발견됐다. 경찰은 이틀 만에 그녀의 남자친구로 보이는 남자를 붙잡았다. 그 남자는 뒤이은 다른 죽음들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아홉 번째는 자불릴레 늠바. 경찰은 이 죽음이 관계 문제, 이른바 '사랑 싸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 여성 두 명이 미리 꾸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함께 붙잡혔던 남성 한 명은 증거가 모자라 풀려났다. 열 번째는 음톰비푸티 은수말로. 템비사라는 동네 묘지에서 옷이 벗겨진 채 머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었다. 시신 옆에는 돌들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돌로 맞아 숨졌을 가능성을 본다. 하루 뒤 다른 지역으로 달아난 서른여섯 살 남성이 붙잡혔다. 열두 번째는 스물세 살 여성. 출근길에 총에 맞아 죽었다. 가방과 소지품도 빼앗겼다. 강도 사건이다. 즉 열두 구 가운데 적어도 네 건은 서로 다른 종류의 범죄다. 남자친구가 죽인 사건, 관계 다툼 끝에 벌어진 사건, 돌로 맞아 죽은 사건, 돈을 빼앗으려다 쏜 사건. 이걸 하나로 묶어 '연쇄살인범'이라고 부르는 순간, 정작 중요한 사실이 가려진다. 가려지는 사실은 이렇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 동안 여성 569명이 살해됐다. 하루에 여섯 명꼴이다. 이 나라에서 같은 기간에 죽은 사람은 모두 5,427명이다. 여성 569명은 그중 일부다. 그리고 하루 여섯 명이라는 속도는 에쿠룰레니에서만 나오는 ...

2026년 09월 30일 해외 뉴스 요약

1. 모로코, 총선 승리 후 사상 첫 여성 총리 임명 원문 제목: First female prime minister named in Morocco after winning elections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모로코의 모함메드 6세 국왕은 지난주 총선 결과에 따라 파티마 자흐라 엘 만수리를 국가 최초의 여성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마라케시 시장을 지낸 엘 만수리는 소속 정당인 중도 성향의 진정성과 현대성당이 최다 의석을 확보하며 정부 이끌 적임자로 선택되었습니다. 이로써 그녀는 아랍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정부를 이끄는 여성이 되었으며, 이는 모로코 내 여성 권익 신장을 강조해 온 국왕의 의지와 그녀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주는 역사적 조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식스 플래그스, 뇌 손상 피해 호소 잇따르자 'X2' 롤러코스터 운행 중단 원문 제목: Six Flags shuts down X2 rollercoaster after hundreds allege brain injuries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캘리포니아주 식스 플래그 매직 마운틴이 화요일, 롤러코스터 'X2'의 영구 폐쇄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해당 놀이기구 이용객 수백 명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는 보고와 다수의 소송이 제기된 데 따른 것입니다. 공원 측은 안전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으나,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안전을 위한 조치라며 환영하면서도, 이미 부상을 입은 이들에게는 너무 늦은 대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3. 페루 유명 하이킹 코스서 멜버른 남성 실종… 대대적 수색 작업 전개 원문 제목: Melbourne man’s mysterious disappearance on popular Peru hiking trail prompts widespread search 출처: The Guard...

[지오의 생각] 손님이 오기 전에 — 힘룽 히말 14피트 아래의 사람들

9월 27일 일요일 아침. 네팔 북쪽 마낭 지역, 해발 7,126미터 힘룽 히말 봉우리 아래. 산을 오르기 전에 짐을 풀고 자는 텐트 마을, 베이스캠프가 있었다. 그날 아침 산이 눈을 쏟아냈다. 눈사태(쌓여 있던 눈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일)였다. 구조대 말로는 쌓인 눈이 4미터(14피트)가 넘었다. 텐트가 통째로 눈 속에 들어갔다. 그 안에 열여섯 명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등반가가 아니었다. 밥을 짓는 요리사, 주방 일을 돕는 사람들, 그리고 등반로에 밧줄을 매는 산악 안내인들이었다. 정작 산을 오르려던 손님은 아직 오지도 않았다. 닷새에서 엿새 뒤에 온다고 했다. 나흘 뒤인 10월 1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여성 등반팀 열네 명이 이 산을 오르려고 카트만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이 사고를 '등반 사고'라고 부르면 절반만 보는 것이다. 히말라야에서 돈을 받고 산을 올라 주는 방식(상업 등반)은 등반가가 혼자 산에 오르는 일이 아니다. 먼저 노동자들이 올라가 길을 치우고, 밧줄을 매고, 텐트를 세우고, 밥을 짓는다. 그 준비가 끝난 다음에야 돈을 낸 손님이 올라온다. 이번에 눈에 묻힌 사람들은 바로 그 준비를 하러 두 주 전에 카트만두에서 이곳으로 올라온 노동자들이었다. 네팔 관광부는 요리 인력 열네 명과 안내인 두 명이 눈에 묻혔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보도마다 실종자 숫자가 조금씩 달랐는데, 연락이 끊겼던 사람들의 연락이 다시 이어지면서 숫자가 정리된 것이다. 이들이 일하는 방식은 우리가 아는 회사 생활과 다르다. 산악 안내인은 두 달 남짓 일하고 3천에서 8천 달러를 받는다고 한다. 그 돈으로 1년을 산다. 산에서 내려오면 그 시즌 수입은 0이 된다. 그러니 "위험하니까 내려오자"는 결정은 목숨을 지키는 대신 그해 생활을 포기하는 결정이 된다. 죽은 뒤의 보상도 작다. 네팔 정부가 정한 최소 보험액은 안내인과 높은 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200만 루피(네팔 돈), 베이스캠프 인력이 ...

2026년 09월 29일 해외 뉴스 요약

1. 후티 반군 격전지, 예멘 최전방 도시의 내부 상황 원문 제목: Inside Yemen's front-line city as Houthis battle for control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이 현재 타이즈 남서부 산악 지대에서 후티 반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번 충돌은 이달 초 후티 반군이 홍해의 주요 해상 요충지를 점령하면서 갈등이 고조된 결과입니다. 현지 취재진은 주민들이 피난을 떠난 지역에서 드론 공격과 포격전이 벌어지는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정부군은 후티 반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에르도안 대통령 모욕죄 유죄 판결 코미디언 석방 원문 제목: Stand-up comic released after being convicted of insulting Erdoğan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이스탄불 법원은 코미디언 데니즈 괴크타스가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중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부끄러워하는 독재자'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대통령 모욕죄로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괴크타스는 징역 19개월에 가까운 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미 90일간 구금된 상태여서 즉시 석방되었습니다. 다만 항소법원의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으며, 인권 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정치적 반대 의견을 억압하려는 터키 정부의 일련의 체포 흐름 중 하나라고 비판했습니다. 3. 미국 디트로이트 스트립클럽 총격 사건… 3명 사망·4명 부상 원문 제목: Three killed, four injured in shooting at Detroit, Michigan, strip club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일요일 오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스트립 클럽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

[지오의 생각] 문 39개가 열린 날, 450개의 문은 왜 그대로였나

지난주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새벽 사이, 남미 베네수엘라의 감옥 몇 곳에서 문이 열렸습니다. 나온 사람은 39명. 정치범입니다. 정치범은 정부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잡혀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중에는 2018년에 옛 대통령을 죽이려 했다는 혐의로 5년형을 받은 대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형기는 2023년에 이미 끝나 있었습니다. 감옥에 있을 이유가 3년 넘게 없었던 셈입니다. 9년을 갇혀 있다 나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면 왜 하필 이번 주에 문이 열렸을까요. 달력을 보면 답이 보입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지난주 화요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습니다. 사흘 뒤 감옥 문이 열렸습니다. 금요일에는 정부와 야권이 두 번째 협상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야권은 정부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 협상은 미국이 뒤에서 주선합니다. 여기에 숫자를 하나 더 붙여야 합니다. 39명이 나온 그 무렵, 감옥에 남아 있는 사람은 344명이었습니다. 인권단체 '포로 페날'이 지난 9월 18일 기준으로 센 숫자입니다. 다른 단체 '헤페'는 같은 무렵 450명이라고 말합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 정부는 밝히지 않습니다. 정부는 오랫동안 "정치범은 없다"고 주장해 왔고, 이번 석방도 선의와 화해의 표시라고 설명합니다. 즉 문이 활짝 열린 게 아니라 문틈으로 몇 명이 나온 겁니다. 더 눈에 띄는 건 리듬입니다. 지난 1월, 미국이 마두로 전 대통령을 군사 작전으로 붙잡아 갔습니다. 그 직후 수백 명이 풀려났습니다. 4월, 로드리게스가 사면 제도를 "끝났다"고 선언하자 석방은 뚝 끊겼습니다. 사면은 죄를 없던 걸로 해 주는 제도입니다. 인권단체들은 그 법에 만료 기한이 없는데 대통령이 혼자 끝낼 수는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 미국 대통령과 만난 직후 다시 문이 열렸습니다. 같은 이유로 열리고 같은 이유로 닫힌다면, 그건 법이 아니라 거...

2026년 09월 28일 해외 뉴스 요약

1. 베네수엘라, 마두로 이후 협상 끝에 정치범 39명 석방 원문 제목: Venezuela frees 39 political prisoners after post-Maduro talks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베네수엘라 과도정부가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사이 여러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정치범 39명을 석방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델시 로드리게스 대통령 정부와 야권 간에 진행된 2차 미국 중재 협상의 결과로 이뤄졌습니다. 석방자 중에는 마약 테러 혐의 및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전복을 위한 미국과의 공모 혐의를 받은 반체제 인사들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1월 마두로 전 대통령의 군사 축출 이후 추진 중인 광범위한 화해 노력과 단계적 사면 절차의 일환입니다. 2. 트럼프 호르무즈 합의 거부… 이란 장관 "결국 협상만이 유일한 해결책 원문 제목: Iranian minister says only negotiation can end conflict after Trump rejects Hormuz deal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뉴욕 유엔 총회 협상에서 이란은 지난 6월 양해각서를 바탕으로 한 해협 재개방을 제안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이미 해협을 통제하고 있다며 토요일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협상을 통한 해결책만이 갈등을 끝낼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3. 베네수엘라, 선거 요구 고조에 정치범 수십 명 석방 원문 제목: Venezuela releases dozens of political prisoners as election calls grow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베네수엘라 당국이 토요일 새벽 각 수용 시설에 구금되어 있던 다수...

[지오의 생각] 50% 관세 뒤에 숨은 숫자 — 브라질이 정말 파는 것

지난 목요일 밤, 브라질 텔레비전에 1분짜리 광고가 나갔습니다. 여성 목소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는 트럼프의 후보입니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브라질을 식민지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의 재물을 가져가고, 우리의 미래를 훔치고, 우리를 먼지 속에 버려두는 것입니다.” 식민지(다른 나라가 와서 자기 땅처럼 다스리는 것)라는 말은 브라질에서 가벼운 단어가 아닙니다. 브라질은 1500년부터 1822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습니다. 그래서 이 광고는 국민이 기억하는 오래된 상처를 정확히 겨눕니다. 룰라 대통령은 같은 날 자기 SNS에 이렇게 썼습니다. “보우소나루에게 맡기면 브라질은 다시 식민지가 된다.” 미국 국무부는 곧바로 부인했습니다. “민주 국가의 선거를 흔들려는 계략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거짓말”이라고요. 선거는 다음 달 4일입니다.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47.7퍼센트 대 47.4퍼센트로 붙어 있습니다. 조사마다 순위가 뒤바뀌고, 오차범위(조사 결과가 실제와 2퍼센트포인트쯤 다를 수 있다는 뜻) 안에 있어 누가 앞선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아무도 과반을 얻지 못하면 10월 25일 결선에서 다시 붙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이 싸움은 광고 속 말싸움이지만, 광고 뒤에 깔린 사실들은 말싸움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먼저 관세입니다. 관세는 다른 나라 물건이 들어올 때 붙이는 세금입니다.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제품에 50퍼센트 관세를 붙이겠다고 하면서, 그 이유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을 직접 들었습니다.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고 적었습니다. 재판을 멈추게 하려고 세금을 무기로 쓴 셈입니다. 올해 7월에는 미국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관행에 벌을 주는 규정)로 25퍼센트 관세가 붙었습니다. 명분은 디지털 거래와 지식재산권이었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보면 이상합니다. 미국은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오히려 돈을 버는 나라입니다. 지난해 미국이 브라질에 판 물건은 544억 달러, 브라질이 ...

2026년 09월 27일 해외 뉴스 요약

1. 교황 레오 14세, 프랑스 방문서 "AI가 인류 가치 훼손할 수 있다" 경고 원문 제목: Pope Leo XIV warns AI could undermine humanity during France visit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 금요일 프랑스를 방문해 엘리제궁과 유네스코 지도자들에게 인공지능(AI)과 신기술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교황은 과학적 진보가 인권을 무시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급한 윤리 교육과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핵무기 보유와 핵 억제 이론에 대한 바티칸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며, 계산 시스템의 효율성보다 인간의 천부적인 존엄성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2. 미국, 에콰도르 어선 공격에 인도적 우려 제기됐으나 트럼프 정부 강경 기조 유지 원문 제목: US strikes on Ecuadorian fishing boats raise humanitarian concerns but Trump admin not wavering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미군은 지난 9월 8일 에콰도르 인근 공해상에서 에콰도르 어선 돈 루포호를 나포해 파괴했습니다. 미 남부사령부는 해당 선박이 마약 운반선의 연료 보급 기지로 쓰였다고 주장했으나, 선원들은 이를 부인하며 눈이 가려진 채 배가 폭파됐다고 증언했습니다. 태평양에 표류하던 선원 10명은 10일이 되어서야 에콰도르 해군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이번 작전은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지역 방문과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의 합동 작전 지지 속에 이루어졌습니다. 3. 방콕 홍수 재난 선포, 도심 도로 침수로 마비 원문 제목: Bangkok roads submerged as flood disaster declared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

[지오의 생각] 30만 통의 편지와 530명의 대답 — 독일 학생들이 교실을 떠난 이유

지난 금요일, 독일의 100여 개 도시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빼먹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손에는 이런 팻말이 들려 있었습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전쟁에 끼지 않겠습니다.” 주최 측은 전국에서 45,000명이 넘게 참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일부 도시의 숫자만 공개했는데, 베를린 2,400명, 프랑크푸르트 180명, 슈투트가르트 200명이었습니다. 어느 쪽 숫자도 전체를 다 센 것은 아닙니다. 시위 참가자 수는 언제나 이렇게 흐릿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그 흐릿함을 기억해 두는 게 좋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차근차근 보겠습니다. 독일은 2011년에 징병제(나라가 정한 사람을 군대에 보내는 제도)를 멈췄습니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독일은 다시 군대를 키우기 시작했고, 지난해 12월 5일 의회는 새 병역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찬성 323표, 반대 272표였습니다. 올해 1월부터 이 법이 시행됩니다. 18세가 되는 모든 사람에게 편지와 설문지가 갑니다. “군대에서 일할 생각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남자는 반드시 답해야 하고, 여자는 답하지 않아도 됩니다. 독일 헌법이 남자만 군대에 보낼 수 있다고 정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입니다. 금요일 시위는 이 법에 반대하는 네 번째 전국 파업이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12월, 올해 3월, 5월에도 같은 시위가 있었습니다. 이제 숫자를 봐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양쪽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정부는 설문지를 약 30만 통 보냈습니다. 이 가운데 올해 실제로 군대에 가겠다고 약속한 사람은 530명이었습니다. 0.16퍼센트입니다. 반대하는 쪽은 이 숫자를 듭니다. “청년들이 이렇게 거부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국방부는 “설문을 받은 사람 대부분이 아직 학교에 다니거나 배우는 중이라 지금 당장 군대에 갈 수 없다...

2026년 09월 26일 해외 뉴스 요약

1. 밀레이 정부 아르헨티나 빈곤율 32%로 상승… 고통 가중 전망 원문 제목: Argentina’s poverty rises to 32 percent under Milei with more pain forecast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이 목요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이 32.3%로 상승했습니다. 이번 빈곤율 증가는 실업률 상승과 가계 소득 증가분을 상회하는 생필품 가격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기초 식료품조차 구입하기 어려운 극빈층 비율도 7.5%로 늘어났으며, 이는 시장 경제 중심의 개혁으로 빈곤을 줄이고 있다는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입니다. 2. 쥐 없는 청정지역' 앨버타의 자부심, 쥐 발견으로 산산조각 원문 제목: Alberta’s self-image as world’s only rat-free region shattered by discovery of rat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캐나다 앨버타주 보든 마을에서 지난 목요일 쥐 사체가 발견되면서, 70년간 쥐 없는 지역을 유지해 온 주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현지 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쥐를 발견할 경우 즉시 앨버타 쥐 순찰대에 신고해 줄 것을 주민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앨버타주는 그동안 지리적 이점과 전담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쥐의 유입을 차단해 왔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다른 주요 도시에서는 쥐 개체 수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이번 발견은 파괴적인 포유류인 쥐의 유입을 막아온 주의 장기적인 방역망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음을 의미합니다. 3. 젤렌스키 "러시아, 우크라이나 데이터센터 공격해 '일상적 삶' 겨냥 원문 제목: Russia targeting 'ordinary life' with attacks on Ukrai...

[지오의 생각] 아이들이 숫자로 세어지는 교실

이탈리아의 교실에서 아이들이 숫자로 세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목요일(9월 24일), 이탈리아 정부는 새 법령을 통과시켰다. 한 반에 이탈리아어가 서툰 아이가 30퍼센트를 넘지 못하게 하는 규칙이다. 같은 법령에는 학교에서 부르카와 니캅을 금지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부르카는 얼굴과 몸 전체를 가리는 옷이고, 니캅은 눈만 남기고 얼굴을 가리는 옷이다. 머리만 감는 히잡은 금지 대상이 아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 조치를 "사람을 갈라놓지 않고 진짜 통합을 돕는, 상식적인 도구"라고 불렀다. 야당은 반대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멈춰야 한다. 이 법은 사실 새로운 것이 거의 없다. 30퍼센트 상한은 2010년부터 이미 있었다. 다만 법이 아니라 교육부의 행정 지침(정부 부처가 내리는 규칙)이었고, 현장에서는 자주 지켜지지 않았다. 이번 법령은 그 지침을 법으로 바꾸고, 어긴 사람에게 최대 1,000유로(약 150만 원)의 벌금을 물린다. 아이가 어기면 부모가 낸다. 적용은 2027~2028학년도부터, 각 학교의 첫 학년에만 해당한다. 그렇다면 진짜 질문은 이것이다. 왜 지금인가. 올해 2월, 퇴역 장성 로베르토 반나치가 '국민미래'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이 정당은 외국인을 원래 나라로 돌려보내자는 '재이민'을 내걸고, 학교를 핵심 전장으로 삼았다. 교실에 이슬람이 섞이면 이탈리아 정체성이 망가진다는 주장이다. 지지율은 조사에 따라 6~8퍼센트다. 창당 반년 만에 기존 우파 연합의 일부 정당을 앞질렀다. 멜로니 총리가 이 이슈를 빼앗아 온 것이다. 교육부 장관은 "우리가 반나치를 쫓는 게 아니라 그가 우리를 쫓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이 법을 이렇게 본다. 이것은 교육 정책이 아니라 영토 싸움이다. 누가 '이민자에게 강한 사람'인지를 두고 벌이는 경쟁에서, 멜로니는 반나치가 쓸...

2026년 09월 25일 해외 뉴스 요약

1. 네타냐후 UN 연설 중 대표단 집단 퇴장 속 이스라엘 군사 행동 옹호 원문 제목: Netanyahu defends Israeli military action as delegates walk out before UN speech 출처: BBC World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가자와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옹호하며 제노사이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수십 명의 대표단이 항의하며 퇴장하는 상황 속에서도 승리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반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녹화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의 정책과 군사 행동이 팔레스타인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바스 대통령은 이러한 행위가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평화적 '2국가 해법'을 위태롭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정부, 브라질 대선 개입" 주장 원문 제목: Democratic lawmakers accuse Trump administration of interference in Brazilian elections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미국 의회 민주당 의원 31명은 지난 목요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0월 4일 치러질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와 공식 대표단 파견 등을 통해 투표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현직 룰라 대통령 대신 극우 성향의 플라비오 볼소나로 후보의 승리를 돕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사안이 최근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나타난 미국의 선거 개입 패턴의 일환이며, 이는 해당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지속적인 캠페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3. 폴란드 수도원 흉기 난동, 우크라이나 남성 1명 사망·4명 부상 원문 제목: Ukrainian ma...

[지오의 생각] 웃는 사진 한 장 — 감옥 20분 거리에서 서명된 100년

맨해튼 한복판의 호텔, 저녁 7시 40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 남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고, 여자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다. 그 호텔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감옥이 하나 있다. 뉴욕 브루클린의 연방 구치소다. 그 안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갇혀 있다. 올해 1월, 미군 특수부대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기습해 그를 잡아 왔다. 지금은 마약 밀매 혐의를 받고 재판을 기다린다. 로드리게스는 그 사람의 부통령이었다. 지금은 그가 비워진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런 여자가 자기를 잡아온 나라의 대통령과 웃으며 사진을 찍고, 그 자리에서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말했다. 그가 인터넷에 올린 133단어짜리 글에는 감옥에 갇힌 옛 상사 이야기가 한 줄도 없었다. 사람들은 이 사진을 두고 "화해"라거나 "밀월"이라고 부른다. 나는 이 사진이 화해의 사진이 아니라 영수증 사진이라고 본다. 값을 치르고 물건을 받은 사람들이 찍는 사진이다. 그 물건이 무엇인지는 이미 지난달에 공개됐다. 8월 28일, 트럼프는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 계약"이라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땅속에 있는 석유 650억 배럴(석유를 세는 단위)에 대한 통제권을 미국이 가져간다는 내용이었다. 사흘 뒤 백악관이 세부 내용을 풀었다. 세부를 읽으면 이상하다. 국가끼리 맺는 계약서처럼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먼저 베네수엘라의 한 민간 석유회사에 유전 17개를 100년 동안 쓸 수 있는 권리를 줬다. 회사 이름은 노스아메리칸 블루에너지 파트너스, 줄여서 나베프(NABEP)다. 미국 국방부의 투자 부서가 이 회사 지분 35퍼센트를 가져간다. 국무부는 생산되는 석유의 20퍼센트를 원가에 사는 권리를 얻었다. 나머지 80퍼센트도 남들보다 먼저 살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회사 이사회 이사의 과반수는 미국 시민이어야 한다...

2026년 09월 24일 해외 뉴스 요약

1. 미국행 F-35 부품 홍콩서 실종… 호주, 경위 조사 착수 원문 제목: Australia investigating how F-35 fighter jet parts bound for US went missing in Hong Kong 출처: The Guardian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호주 국방부가 미국으로 운송 중이던 F-35 전투기 부품이 홍콩으로 잘못 배송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말스 국방장관은 록히드마틴의 위탁 운송 업체가 부품을 분실했다는 보고가 접수됨에 따라 지난 화요일 관련 검토에 착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말스 장관은 해당 부품이 기밀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으나, 중국 내 배송 경로로 인해 스텔스 기술 비밀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최종 해결은 미국 정부와 록히드마틴 측이 주도할 예정입니다. 2. 남수단 키이르 대통령, 첫 총선 앞두고 내각 해산 원문 제목: South Sudan’s Kiir dissolves government ahead of first national elections 출처: Al Jazeera 원문 링크: 새 탭에서 보기 요약: 살바 키르 남수단 대통령이 지난 화요일 과도 통합 정부를 해산하고, 국가 최초의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관리 정부를 임명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2018년 체결된 권력 분점 평화 협정이 종료됨에 따라 모든 부통령과 장관이 해임되었으며, 키르 대통령은 12월 22일 선거 전까지 권력을 유지하게 됩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인구 조사나 영구 헌법 제정 없이도 투표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야권 연합은 권력 독점 우려를 제기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3. OpenAI 에이전트가 호주 정부 웹사이트 침투했다" 총리 발표 원문 제목: OpenAI agent 'infiltrated' Australian government website, PM says 출처: BBC World...